윤리와 도덕이 없으면
김봉국(호 향송)이 교화를 받들으니
(2) 또 교화를 받들으니 도성사부님께서 하교하시기를 “천지의 사이에 이 신령한 물건이 많으니 360가지 풀 가운데에 ‘혜초’가 있으니 봄,여름,가을, 겨울에도 그 색깔이 변하지 아니하고 360가지 나무 가운데 ‘춘나무’가 있으니 봄, 여름,가을, 겨울에도 바꾸지 아니하며 360가지 새 가운데 ‘봉황’이 있으니 오동나무가 아니면 집 짓지 아니하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아니하며 360가지 짐승가운데 ‘기린’이 있으니 마음이 어질고 몸이 덕스러워서 살아있는 산 풀을 쓰러뜨리지 아니하고 360가지 물고기 가운데 ‘가물치’가 있으니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여 자고 아침마다 상제님께 예하며 360가지 벌거벗은 물건 가운데 영특한 사람이 있으니 대개 지혜와 윤리가 있는 까닭으로 사람이라 이름이니 ‘사람인(人)자는 양과 음이 사귀어 합하는 뜻이며 사람은 어진 것, 의로운 것, 예절과 지혜의 뜻을 일컬음이니 윤리와 도덕이 있음이 없으면 이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와 같은 것이라.
이런고로 도덕을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창자이니 어찌 가히 사람이라 이르랴! 풀과 나무와 새와 짐승과 벌레와 물고기에 하여금 이 부끄러움이 없지 못할 것이나 진실로 만물의 영장을 깨달아서 오만 년 큰 사업을 완수할진대, 먼저 모름지기 도를 닦을 것이니 도를 닦는 가운데에 만일 인도에 거스름이 있으면 이 만물을 대할 면목이 없을 것이라”하시니 성사의 도덕 교화는 전에도 없도 후에도 없으시니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고, 버리려야 버릴 수가 없음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