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신적 수도로 만들어가야”[세종인]
도덕성 회복으로 나라 살리기 주창, 김원묵 금강대도 종무원장
세종시를 정신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한 김원묵 금강대도 종무원장이 천지인 삼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세종시를 사람이 살만한 행복한 도시, 명품도시를 만들려고 하면 물질적인 행정수도가 아닌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질서와 도덕이 충만한 정신적인 수도(首都)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민족종교로 성장해온 금강대도 총본원의 추담 김원묵 종무원장은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행정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시설 등을 잘 갖춘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조의 충효성경(忠孝誠敬)의 문화유전자를 이어받아 사람다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정신적인 수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묵 종무원장은 “요즘 세종시 땅값이 금값이 되다보니 부모와 자식, 형제간에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옛날과 달리 지나친 의식주 집착이 타락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금천리 옥화촌 산세가 수려한 곳에 금강대도 총본원이 자리 잡고 있다. 금강대도의 도인들은 미리 금강대도 총본원 인근에 대한민국 행정도시가 올 것을 알고 터를 잡은 것일까. 실제 6·25 한국전쟁 당시 이곳으로 피난한 사람은 머리카락 하나 안 다친 점도 기이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용화세상을 꿈꾸던 도인들의 이상촌으로 여겼다.
금강대도 “자신부터 개화하여 인류 구원하고 우주 평화 이루자” 제창
금강대도의 창도주는 1874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토암 이승여이다. 이승여 창도주는 고려말 이색의 18세손으로 33세 되던 해 종교적 체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창도주가 깨달은 도는 ‘선천·후천시대 교체기(오중시대)에 건곤부모(乾坤父母)인 자신이 개화(開化)함으로써 타락된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여 인류를 구원하고, 나아가 우주의 평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금강대도 총본원의 정문에는 우주진리가 담겨 있는데 맨 위에 한자로 열 개(開)를 표시한 것은 인간 개화의 가르침이다 |
창도주가 탄생한 1874년을 개도 원년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인 교세 확장은 1910년 충남 계룡산에 내려와 포교를 시작하면서 이루어졌다. 이어 공주 논산을 거쳐 현재의 터에 자리를 잡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도주를 비롯해 도인들이 투옥을 당하면서도 충청도를 중심으로 한 민족종교 가운데 최대의 교세를 이뤘다.
김원묵 종무원장의 금강대도와의 인연은 대학시절 생사의 문제로 고민하면서 맺어지게 되었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 의지리에서 출생한 김 종무원장은 충북대에 입학하면서 흥사단아카데미 동아리에 입단하여 민족정신을 배우던 중 생사(生死)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김 종무원장은 대학 1학년 때 “서양철학을 배우면서 가장 깨끗한 영혼은 죄를 많이 짓기 전에 일찍 죽는 것이고, 죽으려면 모든 인연을 끊는 것이다고 생각하여 죽는 방법을 고심하던 중,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가 가장 먼저 걸려, 이게 아니다”라고 여겨 마음을 돌렸다.
이후 동양의 종교사상인 불교와 유교는 물론 서양 종교 등의 교리를 스스로 공부하면서 보니 종교의 구원관 등에서 모순을 발견하고 기존 종교보다는 새로운 파워를 가진 종교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는 독실한 금강대도 신도였던 부모를 다시 보게 됐다. 시골에서 농부로 평생을 보냈던 부친은 한없이 착한 분으로 동네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정신적인 지주였다. 항상 어려운 사람의 애로사항을 듣고 도움을 주었다.
부친의 영향으로 금강대도의 매력에 빠진 청년 김원묵은 1986년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금강대도에 출가했다. 이후 현재까지 금강대도 총본원에서 수행을 하며 종무를 보고 있다.
세상이치를 깨닫게 하는 금강대도의 진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금강도덕문을 통해 참배의 길에 들어갈 수 있다. |
“사람들이 지금 종교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요. 구원이나 기복에 쏠리다 보니 정작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놓쳐버리고 있습니다. 구원만 바라는 삶은 개인중심으로 흐르고, 맹목적인 기복신앙은 복의 근원을 제대로 찾지 못 하고 엉뚱한 데서 헤매는 형상입니다. 내가 있기까지 나를 정확하게 알고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한데 사는 데만 급급하여 의식주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세 가지 재목인 하늘(天) 땅(地) 사람(人)의 질서가 있습니다. 성인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인도해주셨을 뿐입니다. 복을 주고 구원해준 일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우주천지는 말이 없어요.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사람은 소천지(小天地)로 우주천지의 이기를 그대로 품수 받았습니다. 천지는 살리는 것을 좋아하지,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 또한 천지를 대신해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기심으로 욕심이 과하여 나만 잘 살고 이해타산으로 상대를 죽이려고 하다 보니 자멸하는 것입니다.”
“다가올 일 걱정하지 말고 착하게 살면 일이 술술 잘 풀린다”
금강대도 교리의 핵심인 충효성경(忠孝誠敬)은 인간성을 강조한 요즘 시대의 큰 가르침이다.
김 종무원장은 “성인이 사람으로 이 세계에 태어나면 명이 다 하는 날까지 의식주가 있어야 하고 거주할 곳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국가입니다. 그래서 충(忠)이 필요한 것인데 사람들이 충의 개념을 잘못 생각하고 매우 등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세나 탐관오리는 망국의 근원입니다. 또한 사람이 이 세계에 태어나려면 부모가 있어야 되는데, 부모가 나를 낳고 길러주었기 때문에 그 은혜에 대한 도리로 효(孝)가 나온 것입니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어려서부터 제례문화에서 배웁니다. 제례나 상례 등에서 위계질서를 배웁니다. 가정은 효(孝)를 배우는 교육장소입니다. 효도는 모든 행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효도가 제대로 이루어져 도덕이 바로 서야 사회와 국가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이 세계에 태어나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 하고 온전하게 살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분이 스승입니다. 따라서 스승님을 공경스럽게 공경하는 성경(誠敬)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도(師道)가 무너져 배울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의식주만을 위한 공부에 치중하다보니 그린 된 것으로, 사람들의 정신이 타락하고 있습니다. 의식주도 옛날 소박한 것과 달리 지나치게 과하다보니 탈선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금강대도는 이제 은둔의 민족종교를 벗어나 종단의 현대화 대중화와 함께 도덕문명의 개화시대를 위해 인재 양성을 하고 있다. |
김 종무원장은 금강대도 총본원에서 12월 6일(음력 10월 19일) 열리는 성경숭의절(1941년 일제강점기 탄압으로 순도하신 성직자 등 추모제사) 준비로 바쁜 가운데 성심을 다해 인터뷰에 응했다.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북한 핵실험 등으로 나라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종무원장은 “무슨 일이든 걱정을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모든 화의 근원은 내 마음과 행동에 의한 것이지 누구를 탓해선 안 됩니다. 내 앞에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족할 줄 알면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아직 닥치지 않은 10년, 20년 후의 일을 걱정하여 마음에 큰 돌덩어리를 안고 산다면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착하게 살고 만족하면 일이 술술 잘 풀립니다. 걱정하지 말고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세요.”라고 설파했다.
인간의 도리와 도덕을 중시하는 민족종교 금강대도가 세종시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효도와 충, 조상공경, 가정의 화목을 중시하는 금강대도는 창도 100주년이 지나면서 산속 도인들만의 은도의 종교에서 지구촌을 향해 태극적 개화시대를 선언하고 나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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