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도, '후천시대는 가족구원시대'
도덕이 바로 서야 사회와 국가가 바로 설 수 있어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금천리 옥화촌 산세가 유려한 곳에 금강대도 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금강대도와 관련된 인물 중에서 미리 인근에 대한민국 행정도시가 올 것을 알고 터를 잡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 6·25 한국 전쟁 당시 이곳으로 피난한 사람은 머리카락 하나 안 다쳤다고 한다. 이곳이 용화세상을 꿈꾸던 도인들의 이상촌이었을 것이다.
금강대도의 신앙 대상인 3대 도주를 모시는 삼종대성전으로 들어서는 금강도덕문의 모습. |
개인 구원을 넘어 온 가족이 함께하는 세계를 지향
금강대도는 올해로 개도한 지 141년이 됐다. 1874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토암 이승여는 고려말 이색의 18세손으로 33세 되던 해 종교적 체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창도주가 깨달은 도는 ‘선·후천 교체기(오중시대)에 건곤부모(乾坤父母)인 자신이 개화(開化)함으로써 타락된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여 인류를 구원하고, 나아가 우주의 평화를 이룬다는 것’이었다.
창도주가 탄생한 1874년을 개도 원년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인 교세 확장은 1910년 충남 계룡산에 내려와 포교를 시작하면서 이루어졌다. 이어 공주 논산을 거쳐 현재의 터에 자리를 잡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도주를 비롯 도인들이 투옥을 당하면서도 충청도를 중심으로 한 민족종교 가운데 최대의 교세를 이뤘다.
창도자가 59세 되던 1932년부터 18년 동안 설법을 통해 밝힌 내용을 제자들이 받아 적어 총 11경 28권의 방대한 양의 경전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금강대도 경전의 근간이 됐다. 경전은 천지인이 합일되는 도덕과 유불선의 정수를 엮은 것으로 의성(義誠)이 핵심이다. 의성은 인간이 살아가는 바른 길이며,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금강대도 도통의 계승은 혈통을 통해
타락한 세상을 구원해줄 구세주로 건곤부모(乾坤父母)를 믿는다. 창도주인 제1대 도주 토암 이승여와 자암 서의복을 대성사 건곤부모(大聖師 乾坤父母), 그의 아들인 제2대 도주 청학 이성직과 보단 민영인을 도성사 건곤부모(道聖師 乾坤父母), 제3대 도주 월란 이일규와 향련 김동윤을 덕성사 건곤부모(德聖師 乾坤父母)로 한 ‘대도덕 성사건곤부모’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3대 도주를 삼위일체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제1대 도주가 씨앗을 뿌리고 제2대 도주는 줄기와 잎을 잘 가꾸었으며 제3대 도주가 도덕의 종가를 이루어 열매를 거두는 형국으로 각 도주는 달라도 근원은 하나라는 것이다.
금강대도는 일반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건곤부모란 표현을 쓴다. 건곤부모란 천지와 인간을 낳아 기르고 다스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뜻하는 것으로 우주의 근원자가 사람의 형상으로 왔다는 것이다. 원래는 천계의 지존으로 존재하면서 선천시대에 예수, 석가, 공자 등 성인들을 인간계에 내려 보내 세상을 교화했고 이제 절대자인 건곤부모 자신이 육신을 쓰고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건곤부모는 만고대성인(萬古大聖人), 미륵대불(彌勒大佛), 태극무극현화천존(太極無極玄化天尊)과 같은 뜻이기에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금강대도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김원묵 도무연수원장은 “대도덕 성사건곤부모의 심법(心法)을 의성의 정신으로 성심을 다해 수행 실천하여 심성신(心性身)이 합일된 이상적 인간상을 완성하여 살아서 극락의 생을 살며 죽어서도 극락세계를 누리고 천지인(天地人)이 합일되는 도덕문명이 번창한 극락세계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대도 김원묵 도무연수원장이 금강대도의 교리와 경전에 관해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다. |
금강대도는 도덕을 중요시한다. 총본원내 금강대도에서 모시는 대상을 통해서도 신앙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삼청보광전에는 단군국조와 태산노군, 삼성제군을 모시고 절기마다 치성을 드린다. 태산노군은 장자와 함께 도교의 교주로 불리는 노자를 호칭하는 말이다. 삼성제군은 중국 도교의 천신인 관성제군, 문창제군, 부우제군을 가리킨다. 이들 모두 충효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분파되지 않은 하나의 종단을 일궈
금강대도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타종교인들이 눈여겨볼 만한 점이 있다. 141년의 적지 않은 역사를 가진 종교임에도 분파가 없이 하나의 종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도주를 절대자로 신봉하며 혈통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종가의 종손은 혈통을 통해 대를 잇듯이 종통도 혈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선천시대의 종교가 독신 출가시대였다면 후천시대는 부모, 부부, 형제가 가화하여 도를 이루는 시대로 가화성도의 대운을 열기 위해서 혈통으로 종통을 이어간다”고 설명하고 “한 집안에서도 3대가 가화함으로써 성도한다는 삼대군자의 교리와 통하여 효도와 충, 조상공경, 가화를 중시하는 금강대도의 교리에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도의 종교에서 태극적 개화시대 선언
제3대 도주는 핵심교리인 충, 효, 성경을 의성이라고 재정립하고 도인들에게 신앙과 수련을 독려하면서 1965년부터 제주, 부산, 거창 등 전국에 금강대도 108개의 분원을 설치하고 자양보육원을 설치, 사회사업을 펼치고 효제성신회를 두어 청소년 교화사업에 주력했다. 금강재건생활학교를 설립해 중등과정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터전을 마련했고, 의성장학회를 설립, 전국 도인과 인근 주민들을 위한 육영사업에도 힘을 썼다.
아울러 연화도인(여성신도)들을 대상으로 가내수공업을 통한 근로의식 고취와 재정자립을 도모하고 인근 학생들을 위한 삼종대학을 세웠다.
금강대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박현숙 교화원장은 “2010년 제4대 도주를 승계한 대종법사 이법산과 대종덕사 양도향 내외는 무극적 은도의 종교에서 태극적 개화시대를 천명하고 종리원연구원을 두어 교리의 체계적 연구와 기초를 다져왔다”며, 이어 “출판사업, 문화사업, 음악제, 학술대회 등 각종 사업을 통해 금강대도 홍보에 열정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강대도가 추구하는 종교성에 대해 박 원장은 “개인구원이나 독신수도가 아닌 가족이 함께 하는 도를 추구하고 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가정에서 찾는 것이 타종교와 다른 점이다. 가정이 화하면 사회가 바로 서고 국가에 도움이 되며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현 도주의 적극적인 대 사회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남녀 차별이 없는 조직
통칭해 금강대도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금강대도와 연화대도로 나뉜다. 금강은 남자를 상징하고 연화는 여자를 상징한다. 제1대 도주 토암이 자신을 금강도사라 칭하고 그의 부인 자암을 연화도사라 칭한 연유에서 비롯됐으며 남자 신도를 금강도인, 여자 신도를 연화도인이라 칭하는 것에서 남녀평등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창도주의 설법을 제자들이 정리한 금강대도 경전. |
성직자는 도직이라 칭하며 개화사, 강법사, 교화사, 선도사, 선덕사라는 직책을 부여하여 각각의 임무를 수행케 한다. 전국 각지에 본원, 분원, 회관 등 100여 개의 조직이 있으며 70만 명의 도인들이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한다. 종단은 중앙집권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종의회에서 결정한 금액을 성례금(성금)으로 정해 종단운영에 보태고 있다.
총본원에서 치러지는 단체의례는 도주 탄강일, 제향일, 단군을 추모하는 개천절과, 어천절 등 년 20여 회 총회가 열려 치성과 제향을 올린다. 기타 본원, 분원, 회관에서는 보통 월 1회 총회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아울러 금강대도를 신앙하다 죽은 이는 사당에 모셔져 1년에 2회 제사를 올린다.
채식을 원칙으로 하는 식생활
금강대도에 입문하면 고기와 생선을 멀리하는 불문율을 따른다. 즉 살생을 금한다. 제1대 도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김원묵 도무연수원장은 “육식은 마음을 어지럽히고 몸을 망치기 때문이다. 몸이 바르지 못하면 마음이 바르지 못하고 영대 또한 바르지 못하여 신도(神道)와 감응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사찰 주변 음식점 등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가축 도살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성을 들이기 위해 손수 빚는 치성주의 음복은 금하지 않고 있다. 금강대도는 도주 탄생일이나 연 18회에 이르는 각종 행사 때 드리는 치성주는 음복이 허락된다. 치성주는 금강대도의 성전 관리자인 상무전례의 직책을 가진 도인이 빚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 한다.
정영찬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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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대도, '후천시대는 가족구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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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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