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도 .도덕으로 개화되는 세상.

특별기획 연재

한국 신종교운동의 미래와 금강대도의 갈 길

인월산(仁月山) 2015. 7. 15. 11:52

한국 신종교운동의 미래와 금강대도의 갈 길
자연과 생태, 젠더와 계층 대립 해결 단초
제도종교의 시대는 가고 영성종교의 시대 찾아와
2010년 10월 13일 (수) 15:03:57 충북인뉴스 cbi@cbinews.co.kr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금강대도는 한국 신종교의 제1세대 종교로서 한 때 천도교와 보천교에 이어 제3의 위치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있는 종교였다. 그러나 다른 신종교와 같이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종단의 터전과 인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었고, 해방이후 상당기간 동안 그것을 복구하느라 대사회적인 활동이 미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단 내에서도 거의 90년대까지를 무극적 은도의 시대였다고 규정할 정도다.

그러나 1994년 제3대 도주의 탄신 60주년을 계기로 하여 금강대도의 운영체제를 무극적 은도에서 태극적 개화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금강대도의 이 같은 태극적 개화 시대 선언이야 말로 대도인만이 아니라 전통문화가 허물어져 가고 윤리도덕이 땅에 떨어져 있는 마당에 우리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원화 사회 속에 종교적 욕구도 다변화
개항이후 한국사회는 근대화에 관한한 압축적으로 성장을 하다 보니 사회 각 영역들이 불균등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전통적인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할 만한 초현대적인 것도 있다.

즉, 우리사회는 전통사회, 현대사회, 후기 산업사회가 공존하는 사회라고 규정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후기 산업사회의 현상은 아직 확연히 드러난 것은 아니다. 아마 그것이 주도적 흐름이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 여러 영역에서 그러한 경향과 징후는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우리사회에 발생한 신종교운동은 이전의 신종교운동과는 다른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른바 후기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종교현상들, 특히 종말론적인 분위기의 확산과 신비적 경향의 추구 및 자가 수도적인 선이나 명상과 기수련 같은 수련법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을 넓게 보면, 60년대 이후 미국의 뉴에이지 운동, 70년대 이후 일본의 정신세계운동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 무주본원
이와 같은 새로운 종교운동은 대체로 후기 산업사회로의 이행기라는 동일한 형성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운동들은 초월적 신보다는 자연중심, 집단보다는 개인, 합리성보다는 신비주의에로 경도되는 현대인의 의식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전통사회의 와해와 이로 인한 전통적 가치관의 해체,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의 부재 등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일반론 이외에도 우리 사회가 이미 ‘중심-주변’, ‘정통-이단’의 구조로부터 탈 중심화 내지 다원화 구조로 이행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일조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일반대중들의 ‘종교적 욕구’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본 글은 지난 8월 금강대도의 ‘남천포덕 100주년 기념 제2차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장의 주제문을 발췌한 것입니다.

금강대도의 신앙과 그 특성

건곤부모와 천지인 합일
금강대도는 천지인이 합일된 조화의 세계를 지향한다. 그리고 대도인들에게 천지를 화육하고 그 천지를 인간과 동배(同配)시킨 건곤부모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을 요구한다.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은 위와 같은 건곤부모에 대한 신앙과 자신의 심성신 삼합의 수련, 그리고 도덕적 실천이다. 금강대도의 표현으로는 건곤부모의 심법을 이어받아 의성(義誠)의 정신으로 그것을 실천하고, 스스로 심성신 삼합이 합일되는 수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차생군자와 내생선불이 되고, 생극락과 사극락을 동시에 이루며, 금강대도와 인연만 맺어도 영원히 겁액에 빠지지 않으며, 선대 조상 7대까지를 선불(仙佛)로 천도할 수 있다는 것이며, 건곤부모와 함께 영생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건곤부모는 만물과 도덕을 낳고, 기르시고, 다스리시는 ‘삼신일체 삼불세존 대도덕성사건곤부모님이시고, 만고대성, 미륵대불(금강대불·연화대불), 태극무극현화천존, 옥황대천존(太上玉)으로 호칭되는 유일무이한 구세주라는 것이다.

   
▲ 삼종대성전
그러면, 천지인삼재와 선천종교인 유불선은 어떤 관계인가. 그리고 이들과 신앙대상인 구세주 건곤부모와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이 물음은 어쩌면 금강대도 신앙을 이해하는 핵심 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금강대도는 천지인의 합일과 조화를 추구하는 종교인데, 그것도 단순한 합일이 아니라 천(天)이 우주 만물을 낳고 기르고 가르친다는 면에서 천(天)우위의 종교이다. 금강대도가 인도의 도성덕립이라는 실천적 과제를 강조하면서 천우위의 종교적 위상이 좀 약화되기는 했으나 구조상으로는 여전히 천지인의 천과 유불선의 선중심의 종교이다.

한편, 천지인 합일과 그 조화 원리가 바로 대도(大道)이고, 동시에 조화로운 우주 자연도 대도이다. 그 대도와 우주 자연을 인격적 존재로 표현한 것이 바로 건곤부모인 것이다. 즉, 건곤부모는 바로 천지인삼재와 유불선삼교가 합일한 도이자 동시에 그 도의 인격적 존재이다.

따라서 금강대도의 건곤부모는 우주 자연 그 자체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문제가 많은 특히, 도덕적으로 피폐해서 혼란에 빠진 인간 세상에 화신해서 도덕 스승이 되고, 나아가 인도를 바르게 하여 광화중생(廣化衆生)하는 구세주가 된다. 말하자면 건곤부모는 우주 자연이라는 존재와 세상 운행원리인 도라는 비존재, 그리고 구세주로서 인격적인 성격과 우주 자연이라는 비인격적인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금강대도의 종교문화적 특성
첫째, 금강대도는 현세지향적인 특성과 내세 지향적인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현세적인 종교라기보다 내세적인 성향을 보다 많이 가진 종교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 많은 신종교들은 현세지향적인 생활종교라는 특성을 가진다. 동학과 같은 일부 신종교에서는 아예 인간의 죽음과 내세를 설정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금강대도는 그렇지 않다. 차생군자와 내생 선불이라든가, 생극락보다는 사극락이 더 좋다든가, 금강대도와 인연만 맺어도 영원히 겁액에 빠지지 않는다든가, 조상 7대까지를 선불로 천도할 수 있고, 건곤부모와 함께 영생을 누릴 수 있다든가하는 것 등이 내세지향적인 특성에 더 중점이 가 있다.

둘째, 한국의 제1기 신종교의 사회적 특성인 사회변혁적인 성향과 민족적 선민의식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강대도는 민란의 후예로서 반제, 반봉건과 같은 사회개혁운동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 노성본원
특히, 단군을 신앙함에도 임박한 개벽의 시작과 지상천국의 출발이 한반도라든가 하는 민족적 선민사상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단군신앙이 교단의 활동을 기준으로 하여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는 강조되지 않았다. 이것은 금강대도가 고유의 선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권선서를 중심으로 하는 공과격 신앙과 관성교에서 출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셋째, 다른 신종교에 비해 창립자의 신앙체험이 아주 약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 종교가 자신의 종교성 확보하는 데는 교리보다는 창립자의 신앙체험이 거의 결정적이다. 그러나 금강대도는 그렇지가 않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교리는 창립자의 신앙체험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한다.

금강대도는 건곤부모의 삼신일체론이라는 교리적인 설명으로 금강대도 신앙의 완결성을 보여주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고, 또 과거 죄업에 대한 철저한 참회의 교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도성덕립에서도 사회적인 인의(仁義)보다는 개인적인 충효(忠孝)를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넷째, 동양의 전통사상의 정수는 물론이고 민간신앙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모든 신앙과 사상을 계승한 종교이라는 점이다. 대도는 동양적 세계관의 원리인 천지인과 유불선 등은 말할 필요도 없고, 천인합일, 음양오행, 도참과 풍수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거의 모든 것들을 수용하여 독특한 건곤부모신앙으로 체계화하고 있다. 이는 금강대도가 향후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미래 종교문화라고 일컫고 있는 신영성운동에 대처할 수 있는 많은 종교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금강대도가 동양문화 특히, 선교 또는 도교적인 신앙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는 우주 만물의 원기(元氣)에 해당되는 일기(一氣)와 천지 인간의 유기적인 조화를 강조한다. 도교적 세계관 역시 일원론적이고 관계론적인 것이다.

그래서 금강대도는 존재 근원과 그 생성, 자연과 원기, 무위와 순수, 물과 여성 등과 같은 도교적 사고와 상징들은 아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종교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것들은 탈근대사회 신앙 대중들이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들과 일치한다. 특히, 우주 만물이 한 부모로부터 태생(胎生)되었다는 관점은 현대문명의 위기를 대변하는 자연 생태와 환경 문제, 젠더와 계층 대립 등 상극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금강대도 미래를 위한 제언

현재 금강대도는 태극적 개화의 시대를 맞아 신앙의 역사화와 사회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신앙의 역사화는 대도덕 성사의 성적 정리로, 신앙의 사회화는 신앙을 대중화하고 개방하는 것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신화의 시대에서 역사의 시대로 가기 위해 종리학의 체계화와 그에 따른 파사현정의 종교개혁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금강대도가 신앙대중 즉, 신도 중심으로 그리고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 나가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한편으로는 고전종교로 회귀하고, 한편으로는 고전종교의 분열로 파편화되고 있다. 대체로 전자는 제도종교 체제를 가지고 있는 혹은 기득권이 있는 기성종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런데 대도와 같은 신종교들은 고전종교의 분열과 파편화 상황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영성문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거 신종교들은 고전종교 형식에 민중의식과 민족문화를 담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통속도덕을 강조하는 생활종교로서도 그 역할이 충분했다.

그러나 현재 기성종교에서도 열성적인 신앙인들은 제도종교에서 탈출하여 기도원이나 수련원을 찾고 있는 상황이고, 또 많은 중산층들이 제도종교에서 탈피하여 자기변용의 체험을 수반하는 영성종교에 기웃거리고 있다. 충분한 사상자원을 가진 금강대도는 이 같은 상황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도종교 탈피해 영성종교를 찾아
우리사회 여기저기에서 ‘사고는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라는 탈근대의 시대정신을 외치고 있다. 일부 기성종교들도 이러한 종교변화 상황에 대처하여 개별적인 영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집단적 신앙 관리보다는 개별적인 혹은 소구룹별 신앙 관리로 이미 그 관리방식을 바꾸고 있다.

따라서 탈근대의 신종교는 거대담론인 조직의 제도화나 거대한 교리체계 형성에 과거와 같이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다. 현재 금강대도가 활용하고 있는 유교, 불교, 도교는 이미 민중화와 구복화의 길을 많이 걸어온 것들이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세련된 용어로 다시 정리하겠다고 나선다면 아주 복잡한 논리체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체험적인 신앙에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종교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종단을 운영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속도덕을 너무 어렵게 설명한다거나 현재의 신앙을 모두 재정리하려고 한다면 대도 본래의 종교 상징성이 약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강대도는 도성덕립을 신앙의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고전종교로 다시 회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강대도에는 천지와 인간의 평등, 인간과 삼라만상의 평등, 생사의 평등, 계급평등, 남녀평등 등의 오중평등(午中平等)사상이 있어 인간의 도덕성과 존엄성, 그리고 평등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육친가화나 삼강오륜, 수신제가, 신민도리, 부부유별,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 봉건적 질서와 관련된 도덕적 가치들, 가족 중심의 일상적인 인륜관계, 특히 혈통에 기초를 둔 도덕적 가치는 탈근대사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통을 계승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시대정신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전종교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고전미를 넘어 좀 신선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종교를 새롭게 단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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