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성훈통고 義편. 2-431. 295p
조만복(호 설단, 김명환의 아내)이 한날은
도성사부를 월명사에서 배알한대, 사부님께서 흔연히 맞이하시기를
“오늘 심히 고요하여 그 사람을 고대하였더니 설단의 옴이 또한 우연함이 아니로다.
내가 너에게 하문하리니 그 뜻을 숨기지 말고 회포를 평이하여 대답하라.
대개 도 닦는 요법은 무엇인고?”
대답하여 고하기를 “가화가 먼저 이옵니다”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름답다, 네 말이여!
그런즉 가화의 도는 무엇으로써 먼저를 하는가?”
고하기를 “덕으로써 근본을 삼고 참는 걸로써 먼저를 하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아름답고 아름답도다! 참음의 덕 됨이 큼인져!
‘예전에 한 사람이 참는 것으로써 덕의 근본을 삼고 ’참을 인(忍)자를 각 방문위에 써
붙여놓고 일어나고 눕고 나가고 들어옴에 매양 ‘참을 인’자를 보아 백가지 일에 반드시
명심하여 실천하더니 한날에 이웃 동리에 일이 있어 용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즉 밤이
이미 오경이라.
내실에 들어가서 문을 열고 본즉 그 아내가 상투를 올린 사람으로 더불어 같은 방에서
자거늘 그 간음함인 줄 의심하고 발연히 크게 노하여 죽이고자 하여 부엌에 들어가서
식칼을 찾아서 방에 들어가다 문 위에 ‘참을 인’자를 보고 번연히 뉘우쳐 깨달아서 곧
칼을 버리고 사랑에 나가서 자고 이른 새벽에 내실에 들어가서 본즉 그 매부가 머리를
감고 상투를 지어 오히려 자거늘 그 사람이 놀라 참음의 덕 됨을 탄식 하니라.
만일 그 사람으로 하여금 참는 것이 덕 됨을 알지 못하고 ‘참을 인’자를 문 위에 써
붙여서 경계를 하여 보지 아니하였으면 거의 무죄한 아내와 매부를 죽일 뻔하였으니
이로써 본즉 참음의 덕 됨이 크고 가화의 도가 여기에 지날 것이 없고 뉘우치고 고치며
너그럽고 용서함이 다 일로 말미암아 난다”하시니라.
'도성훈통고 (道聖訓通攷) > 문답기(問答記). 義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기롭다, 단이여 (0) | 2017.08.23 |
---|---|
부모는 산부처요, 자기 마음이 이 부처이니 (0) | 2017.08.21 |
무릇 믿음이라 함은 (0) | 2017.08.19 |
흥기가 감발하여 춤추는 줄 깨닫지 못하였다 (0) | 2017.08.18 |
마음과 성품이 안정함은 (0) | 2017.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