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성훈통고 仁편. 1-406. 323p 문답기.
한복수(호 학선)에게 도성사부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크게 좋도다, 금강이여! 묘하도다, 연화여! 금강.연화는 삼교의 성인들이 부러워 한 바요, 모든 진인들이 찬미하는 바라” 하시거늘, 어느 날에 사부께 여쭈어 말하기를 “사부님께서 항상 금강. 연화를 예찬하시니 감히 그 깊은 뜻을 듣고자 하나이다.”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앉아라, 내 너에게 말하리라.
‘옛적 금강산 장안사에 도가 높고 덕행이 있는 대사가 있는지라.어느 날에 이웃 동리에 사는 늙은 도사를 청하여 정자를 쓸고 한가로이 앉아서 다과를 서로 나누며 불과 선의 두 도를 말할 새 대사가 말하기를 “우리가 입이 괴롭도록 이야기를 함은 심히 무료하여 흥취가 적은지라. 하물며 뜰의 계수나무 가지의 조는 학과 시냇물 가에 소나무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등이 모두 다 우리를 청일한 곳으로 이끌어서 시흥을 돋움이리요. 그런즉 한번 금강산을 읊어서 웃음을 지음이 어떠하뇨?” 하니 노옹이 좋다”칭찬하며 운자를 부르라 하니 대사가 ‘낮을 저자’와 ‘서녁 서’자를 부르는지라. 두 사람이 서로 그 재주를 다하여 겨루고자할 새 대사는 곧 일곱 걸음 안쪽에 글을 짖고 누웠으되 노옹은 생각이 나오지 아니하여 마침내 시를 짓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서 여러 가지 초민한 나머지 병이 되어서 누운지라. 이때에 그 노옹이 십칠팔 세 된 딸 하나가 있으니 본래 효행이 있고 또는 재주와 덕이 겸하여 시를 잘하더니 그 아비 병석에 누움에 얼굴이 우울한 빛이 있으며 또는 간혹 한탄하는 소리가 있음을 보고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음을 안 나머지 종용이 여쭈어 말하기를 “아버님께서 일찍이 세상일을 접으시어 금강산 여기로 오신 후 송화와 복령과 창출을 캐어 잡수시고 맑은 공기를 마심으로 일찍이 작은 감기도 계심을 보지 못하였더니 전일 정자 위 다과회에 돌아오심으로부터 이런 혹독한 병이 계시니 무슨 걸리는 일이 있나이까?” 하니 노옹이 그 정상을 숨기기 어려워서 이에 시회에서 낭패한 일을 이야기 한 대, 그 소녀가 웃으며 위로해 말하기를 “그런즉 무슨 어려운 일이 있습니까?
소녀가 불민하오나 그 운자를 불러볼까 하나이다”하고 곧 시를 부르니 말하기를 “동쪽나라에 금강산이 있으니 중원에 오악산이 나직하도다. 신선이 많이 집을 짓고 사니 서왕모가 서쪽에서 한탄하도다” 한지라. 노옹이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뛰어 일어나서 곧 대사 선실로 달려가서 시축을 내어 뵈이니 대사가 무릎을 치며 탄식하고 상 주어 말하기를 “이것은 범인이 지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적선의 화신이로다.”하였으니 너희들은 이 시의 뜻을 안다면 생각이 거의 반은 짐작하리라”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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