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성훈통고 仁편. 1-350. 278p 문답기
전홍일(호 취삼)이 여러 해 동안 가르치심을 받았으나
본래 천성이 우매하여 도리를 깊이 깨닫지 못하고 술, 고기를 금하는 이치에 있어서 의혹을 품고 있던 바라. 어느 날에 삼청루에 봉심차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그 때에 도성사부님께서 마침 석대 위에서 소요하시거늘 앞에 나가 뵈인대,
사부님께서 웃으시며 물어 말씀하시기를 “네 무엇을 배웠으며 이치에 알음이 있느냐?” 하시거늘
여쭈어 말하기를 “능한 바가 없나이다.”하니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함이냐?”
말하기를 “주육불식 하는 그 도리를 자상히 모르는 소치이옵나이다.”
사부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네가 옛 풍속을 숭상하고 유자의 풍습에 젖은바 있으므로 물론 그러하려니와
무릇 술이라는 것은 군자가 마신즉 화기를 조성하고 소인은 마신즉 폐기를 조장시키는지라. 그런고로 항상 그 패기를 경계하여 마심을 금하는 것이요,
고기라는 것은 살생하지 아니하면 얻지 못하는 것이며 저것을 해하여 나의 기체를 살찌움으로써 모든 생명을 아끼지 아니함은 군자의 차마 할 바 아니요, 또한 큰 관계가 있나니 예전에 제사한즉 검정소와 향기스러운 술이 아니면 신명께서 흠양치 아니한다는 예법이 있으니 이것이 모두 다 공변된 일에서 되는 것이요, 사사로운 일에서 된 것이 아니며 또는 고기를 쓴다고 하더라도 희생에 지나지 아니하며 술을 마신다 하더라도 음복에 지나지 않는지라. 하늘이 허락하시는 바요, 공변되게 분별된 바라. 심히 대의에 어긋남이 없으나 그러나 누구든지 다 곤충미물 일지라도 같은 뿌리 원리에 같은 가운데 난 바이거늘,
조금도 사랑하고 아낌도 없이 나를 위하여 사사로이 살생하며 천지화기를 손상시킨즉 하늘이 노하고 신명이 분냄이 있어서 재화를 모면치 못하나니 어찌 감히 군자나 신선 부처가 되기를 바라리오.
자비스러운 불심은 참을 찾는 길이니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경계해야 조금도 소홀함이 없게 할지니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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