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도 .도덕으로 개화되는 세상.

도성훈통고 (道聖訓通攷)/문답기(問答記). 義편

기묘하다, 너의 착한 인연이여!

인월산(仁月山) 2016. 7. 16. 20:42

 

도성성훈통고 義편. 2-69. 56p

 

김상성(호 용지)이 일찍이 강릉에 있을 때에

큰형인 향송 김봉국이 진천에 와서 도의 진리를 이야기할 새 자상하게 금강도의 교리를 말하거늘 내가 이에 황연이 느끼고 깨달아서 드디어 향송으로 더불어 비로소 금천에 들어와 도성사부님을 배알한대,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묘하다, 너의 착한 인연이여! 강릉의 명주는 예로부터 선향이라 하나 천리의 구름 뫼 뿌리가 서로 얽힌 아지랑이의 고개가 아득히 가로 막은지라.

비록 서책 궤짝을 짊어지고 천리 길을 가까이 여기며 스승을 좇아 배운다는 말은 있으나 어찌 능히 용이하게 얻을쏘냐?

인연이 있으면 모두 다 따라오고 소원이 있으면 모두 다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것을 이름이라”하시다.

 

어느 날에 사부님께서 부르시어 나가 문밖에서 배알한대, 말씀하시기를 “성경을 이제 인쇄를 하니 네가 시험적으로 박화계와 이광홍의 기재된 사실을 보아라” 하시거늘 “예” 하고 편찬실에 가서 본즉 그 사실에 말하기를“화계 박병직과 그의 부인인 광홍은 직책이 선화사에 있음에 뭇 도인이 날마다 많이 모이되 곡식을 찧어 끼니를 마련하는데 한 가지도 잘못함이 없어 공순함으로 맞아들이고 그들의 뜻을 맞으며 하루에 천 번 기동하고 묻고 대답함이 번거로울지라도 조금도 곤란한 기색을 보이지 아니하니 가히 어진군자라 말할지어다”라고 쓰여 있거늘 돌아와 그 사실을 자상히 말씀드린대,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대개 글이라 하는 것은 도덕의 진리를 얹어 놓는 그릇이요, 사실을 증명하는 기구이다. 글이 없은즉 도덕의 진리를 천지고금에 밝히어 만물을 다스릴 수 없고 또한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 후세에 그 좋은 업적을 전할수도 없다.

화계와 광홍은 공도 많고 덕이 높은데 이미 이제는 늙은 지라. 그런고로 일찍이 그 공의 결과를 다 증명하여 줌이니 너 역시 본받을지어다”하시니라.

 

 어느 날에 어떤 사람이 오해하여 나에게 욕을 하며 볼을 때리어 치아 두 개가 빠진지라. 손으로 입술에 피를 닦으며 자상히 그 사실을 변명하나 그 사람이 더구나 노여워하며 그치지 아니하거늘 가만히 생각함에 내가 그 변명함이 언실이 됨을 알고 “예 예”하며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그대로 두니 그 사람이 이에 그치고 다음날 새벽 아침에 뉘우치더라.

 사부님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옛말에 ‘마음을 가다듬음이 마음을 항상 간직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다투고자 하는 기운이 어찌 참는 기운만 같으리오’하였으니 참음이 좋은 덕이 되는 것이다. 치아를 분질러도 다투지 아니하고 볼을 때리어도 계교치 아니하니 상성은 가히 공손한 군자라 말할지어다”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