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성훈통고 義편. 2-51. 43p
김동연(호 월산)이 어느 날 법회에 참여하였더니
이때에 칠보 연대에서 일어나는 봄바람이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거룩하신 법음이 일체 무량세계에 번지니 모든 중생들이 희희 역역이 그 은덕에 감화되지 않음이 없는지라. 도성사부님께서 손으로 여의타라 염주를 굴리시며 조용히 웃으시어 말씀하시기를 “월산이 어디에 있는고?”하시거늘 내가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공손히 읍을 한 대,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달이 뜨니 산새가 운다는 말을 들었느냐? 이것이 우리들이 알아 둘 말이니라. 달이어야만 능히 어두운 밤을 없앨 수가 있고 종소리이어야만 능히 달게 꾸는 꿈을 깨울 수가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깊은 밤, 새 한 마리가 달갑게 꿈을 꾸며 화려하고 찬란한 천국에서 거닐다가 홀연히 눈썹에 스며드는 달빛에 놀라 꿈을 깨어 어딘가 모르게 서운 섭섭한 듯 밝은 빛깔을 기뻐하며 달을 보고 읊조리고 화답해 주는 짝을 찾는 것이니 그 소리가 비록 작으나 가히 삼도에 스며들어서 쓰라린 고취에 헤매는 중생들도 또한 그 달갑게 꾸는 겁몽에서 깨어나는지라. 새 꾸는 꿈이 너의 꿈이요, 너의 꿈이 나의 꿈인 것이니 누가 감히 꿈 이야기를 분명히 할쏘냐? 꿈 이야기를 하는 것도 또한 꿈이니 달이 뜨지 아니한즉 밤은 끝이 없는 밤이 되고 종소리가 아닌즉 꿈은 영원한 꿈이라. 성인의 진경은 달과 같고 성인의 말씀은 종과 같은 것이니 모든 겁몽에 잠긴 꿈을 소리 질러 깨우침은 성인이 아니면 어찌할 수 없느니라. 꿈 한 번 깨는 곳에 모든 겁운이 사라자니 그렇게 되면 모든 세계가 또한 한 떨기 연꽃과 같으니라. 월산이여! 월산이 이같이 묘한 이치가 있음인져!”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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